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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투기과열지구 지정’ 시장 상황에 따라 유지 여부 검토해야
등록날짜 [ 2018년08월03일 19시02분 ]


[아유경제=김소연 기자] 정부가 또다시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위법 논란도 같이 일어나 그 배경에 이목이 집중된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지난 2일 이른바 `8ㆍ2 부동산 대책` 1주년을 맞아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주택시장이 안정을 찾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는 등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주택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급매물이 소화되며 집값이 상승한 반면 지방시장은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서울 아파트값은 `휴가철 비수기`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상승세가 점점 가팔라지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금주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16% 올랐다. 이는 3주 연속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특정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동남권(강남 4구)의 아파트값은 지난주 0.04%에서 이번 주 조사에선 0.16%로, 도심권(종로ㆍ용산구 등)은 0.21%에서 0.24%로, 서남권(양천ㆍ영등포ㆍ동작 등)은 0.14%에서 0.18%로 각각 상승폭이 커졌다.

특히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ㆍ용산 통합개발 발표 영향에 영등포구의 아파트값이 0.28%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고 용산구(0.27%)도 그 뒤를 이었다. 강남구의 아파트값도 0.21%, 송파구는 0.19% 올라 지난주(각각 0.07%, 0.05%)보다 상승폭이 뛰었다. 은평구도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사업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 선정 호재로 지난주 대비 0.25% 올랐다.

서울의 가파른 상승세와 달리 지방 아파트값은 -0.11%의 하락세가 지속됐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자 국토부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한 `추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토부는 참고자료에서 "현재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제도를 통해 국지적 과열 발생지역에 대해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있지만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과열이 확산된 것으로 판단되는 곳은 추가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국토부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지방 가운데 청약 과열이 진정된 일부 지역에 대해서는 규제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일부 지방 지자체와 정치권에서 해당 지역에 가해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 지정을 해제해 달라고 요청해 왔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나아가 서울시의 여의도ㆍ용산 개발 계획 발표처럼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토부는 서울시와 시장관리협의체를 구성해 정례적으로 부동산시장 운영 방안 등을 협의하기로 했다. 협의체 1차 회의는 오늘(3일) 열렸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가 지정한 지 1년이 넘은 투기과열지구 27개 지역의 유지 여부를 검토하지 않아 이를 두고 위법 논란이 예고되고 있다.

「주택법」 제63조6항에 따르면 국토부 장관은 1년마다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의 회의를 소집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별로 해당 지역의 주택가격 안정 여건의 변화 등을 고려해 투기과열지구 지정의 유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 여기서 주정심은 국토부 장관을 포함한 공무원 13명과 민간위원 11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이달 3일 기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주정심을 열지 않았다. 지난 6월 주정심이 열린 바 있지만 투기과열지구 유지 여부가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2일 서울 전체 25개구와 경기 과천, 세종시 등 27개 지역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정부는 2017년에 지정했기 때문에 올해 중으로 한번 검토하면 되는 것으로 법을 해석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국토부의 해명은 입법 취지를 고려할 경우 위법에 해당한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 가운데, 청약경쟁률, 주택가격, 주택공급 수준 등을 고려해 지정된다. 올해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5% 오른 것으로 통계청은 밝혔다. 지난 1년간 주택가격상승률이 1.2%에 불과한 서울 노원구는 지정 요건과 크게 동떨어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일각에선 8ㆍ2 대책 1주년을 앞두고 잡힐 것만 같았던 집값이 다시 뛰면서 정부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비 강남 지역이 강남 지역과 가격 격차를 좁히는 식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여의도ㆍ용산 개발 호재로 불붙은 상승세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합(0%)이었던 과천 아파트 매매가가 이번 주 0.16% 상승으로 바뀌는 것도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정부가 현 부동산시장만의 집값 상황을 잡기 위함이라는 명분으로 추가 규제를 가하더라도 앞으로의 부동산시장을 고려했을 때 투기과열지구 지정은 과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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