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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잊힐까 두려워 다른 이를 망각합니다
망각의 늪에 빠진 당신을, 망각의 대상이 된 당신을 위로합니다
등록날짜 [ 2019년09월17일 18시41분 ]
사진 =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보름달 / 여성기자단 김세연 촬영

[극동경제신문] 김세연 여성기자단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남겨진 이름이 기억된다.’라고는 하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이들은 잊힐까 두렵고, 이미 떠난 이의 지인들은 소중한 사람이 잊힐까 두렵다.
 
“잊혀지는 게 두려워요.”
 
후자의 당사자다. 소중한 사람이 잊힐까 두려운 사람. 9월11일 개봉한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잊으면 안 되는 사건이 현실의 빡빡함에 묻혀 사라지기 전에 세상으로 한 번 더 끄집어냈다. 그렇게 대구 지하철 화재 참사는 대중에게 한 번 더 가슴 저리게 다가왔다. 개봉 초반인 현재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고 있고 영화가 흥행궤도를 달리는 것 같진 않지만, 영화 자체의 의미와 그것이 시사하는 바는 혹평이든 호평이든 상관없이 그 빛을 낼 수 있다. 메가폰을 잡은 이계벽 감독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만큼 흥행하지는 않더라도, 사람들 입에서 많이 회자됐으면 좋겠어요."
 
또 다른 후자의 경우. 그들의 아픈 사건도 대중에게 드러났고, 슬픔도 남았다. 하지만 그들의 이름은 쉽게 남지 못했고 세월이 흐를수록 역사의 한 페이지 정도로만 영향력이 축소된다. 어찌 보면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인 사건인데. 그래도 최근 일본과의 경제전쟁도 불사하고, 주체인 피해자들의 의견을 묵살한 한일청구권협정의 부당한 상황을 우리나라가, 그리고 세상이 알아주고 함께 싸우고 있다. 더불어 더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 더 오래 남기 위해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일제강점기 징용과 수탈의 현장 ‘광명동굴’ 등은 관광명소로서 자리하고 있다. 한 번이라도, 한 사람에게라도 기억의 한 조각으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렇듯 후자의 경우는 매정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영화’, ‘관광명소’라는 매개체 등으로 기억의 동아줄을 붙잡고 있다. 하지만 전자의 경우, 즉 ‘죽음을 앞둔 이들’은 세상의 이치를 납득해야만, 상상할 수 없는 죽음이라는 요소를 이해해야만 잊힌다는 공포에서 헤어 나올 수 있다. 인간이라는 나약한 존재로서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은 너무나 힘이 들기에, 그들에게는 ‘잊힐까 두려워 다른 이를 잊는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우리는 그것을 치매라고 부른다.
 
그렇게 나는 잊힐까 두려운 사람에게 잊혀지는 존재가 되고 말았다. 소중하게 꼭 잡은 두 손은 ‘난 널 기억해’라고 말하는 것 같지만, 조용히 흐르는 내 눈물을 보고 멀뚱멀뚱 쳐다보는 그 눈빛은 ‘난 널 기억하지 못 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분명 날 기억했다면, ‘우리 애기 왜 울어.’라고 말씀하셨을 텐데. ‘우리 이쁜이’라며 뒷말을 삼키셨을 텐데. 하지만 그 말은 없었을지라도 끊임없이 나의 손을 쓰다듬던 그 손길은 머리로는 기억하지 못해도 본능적으로 기억한다고 말해주었다. 겨울에 따뜻하시라고 드린 손녀의 담요 선물을 ‘예쁜 거는 너 써라’라며 돌려보내던 그 시절처럼.
 
잊는 사람이 더 슬플까 잊히는 사람이 더 슬플까. 아무도 알지 못한다. 서로의 슬픔은 가늠할 수 없기에, 스스로의 슬픔 또한 가늠할 수 없기에.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서로를 위로한다. 잊힐 기억이라도, 잊을 기억이라도 있어 행복하다고. 흐르는 시간 속 잠시 멈춰 구경할 추억이 있어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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