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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문제로 중국이 경제보복을 못하는 3가지 이유
등록날짜 [ 2017년11월07일 19시15분 ]
지난 주 사드(THAAD 薩德反導系統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가 결정되자 중국은 불편한 마음을 감추지 않고 있다. 대중 수출이 전체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경제에 대한 영향과 재중 100만 교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게 된다.

작년 박근혜 대통령이 자유세계지도자로서는 유일하게 천안문 열병식에 참석하여 한국은 중국의 진정한 친구(朋友)라고 생각해 온 중국 네티즌 역시 한국의 사드 배치에 대해 실망하고 서운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드 배치를 미국과 비공식 협의를 하면서도 ‘불요청’ ‘불협의’ ‘불결정’ 즉 ‘3불(不 No)정책’으로 일관한 전략적 모호성으로 중국 사람들의 기대를 키워 온 점도 있는 것 같다. 실망한 유커(遊客)의 한국 방문이 줄어들고 현지 교민들의 생업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앞선다.

과거 '마늘파동'을 통해 중국의 경제보복을 경험한 한국 기업들은 ‘사드파동’을 우려하고 있으나 중국에서 장기간 외교관으로 근무하여 중국의 현 상황을 나름대로 분석하고 있는 필자는 큰 걱정을 안 해도 되리라고 생각한다.

우선 한중간에는 과거에 없었던 한중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어 두 나라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어 있다. FTA 발효이후 한국의 대중 직접투자가 급증하여 작년에 이어 금년(58억불 예상)에도 일본을 제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영향으로 세계경제가 어려운 가운데 무역으로 경제를 성장시킨 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에 대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따라 미국과 일본 등 서방 국가와 사이가 틀어진 마당에 한국과 같은 무역과 투자에 있어 최선의 파트너를 쉽게 버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본다.

일부 비관세장벽을 우려하는 업체도 있지만 비관세 장벽은 우리가 극복해야하는 분야도 많다. 중국 경제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여 우리 기업은 ‘차이나 플라스 원’(언젠가 중국에서 물러날 때를 대비 중국 이외의 베트남 라오스 등 투자처를 물색) 정책으로 이미 동남아시아로 공장을 이전하였고 중국에 남아 있는 산업은 중국으로서 불가결한 핵심 산업뿐이다.

특히 한중간에는 서플라이 체인(부품 공급망)이 되어 있어 한국의 설비 중간재 등 부품을 수입하지 않는다면 중국 기업은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기가 어렵다. 한중경제는 2인3각 경기의 선수들처럼 한 사람이 무너지면 다른 사람도 따라서 무너지게 되어 있는 상호 의존구조이다.

흔히들 농담반 진담반으로 중국은 불의(不義)는 참아도 불이익(不利)은 못 참는다는 말이 있다. 중국도 한중 양국의 경제 협력이 서로의 이익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쉽게 경제보복으로 판을 깨지 않으리라고 본다.

두 번째로 한반도 정세에 누구보다 밝은 중국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불안정성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은 정권은 중국도 모르게 4차례나 핵실험을 하였고 한여름 밤 불꽃 놀이하듯 쏘아대는 미사일 발사가 한국의 사드 배치를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사드 배치 문제가 거론 된 것은 2년도 넘었다. 그 동안 한국은 중국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을 적절히 견제, 핵포기를 끌어내어 사드 배치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 주었다.

중국은 유엔 결의에 의한 다각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견제하는데 실패, 사드 배치의 대안도 보여 주지 못했다.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점차 고도화 되면서 김정은 정권은 더욱 호전적이 되어 갔다.

언젠가 중국의 지인이 중국과 남북한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손등과 손바닥으로 비유하는 것을 들었다. 남북한은 중국에게는 마치 손등과 손바닥과 같아 어느 쪽을 찔러도 아프기는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 감추어진 것이 없는 손등이지만 북한은 주먹을 쥔 손바닥이라 주먹 속에 뭣을 감추고 있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사드 배치는 이제 기정사실이 되었다. 한국은 중국에 특사를 파견 사드 배치는 날로 고도화 되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한 자위적이고 한시적인 조치임을 설명하고 북핵이 해결되면 사드도 당연히 철수된다고 설득해야 한다. 사드는 중국이 우려하는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 방어(MD)체계의 일환이 아닌 것도 분명히 하여 중국의 멘쯔(面子 체면)를 살려 주어야 한다.

관시(關係)를 중시하는 중국으로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어렵사리 쌓아 온 신뢰관계가 사드 문제로 하루아침에 수포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이유로 남중국해 문제가 사드 문제를 덮고 있다. 중국은 지난 7월 12일 발표된 남중국해에 대한 헤이그 상설중재재판소의 판결에 격앙, ”남중국해의 영유권과 해양권익이 어떠한 상황에도 중재판결의 영향을 받지 아니 한다 ”라고 주장하면서 남중국해에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남중국해 판결이 사드와 비교할 수 없는 ‘영토주권’을 흔드는 문제이다. 한국은 이번 판결에 대해 “남중국해 분쟁이 평화적이고 창의적 외교노력을 통해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지극히 선언적이며 판결의 효력을 배제한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는 판결 결과를 승복하라는 미일의 반응과 다르다. 고립되어 가는 중국으로서는 사드 문제로 한국을 적으로 돌릴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고 본다.

한중관계는 내년이면 수교 25년을 맞이하게 된다. 한중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가일층 발전시켜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생존을 위해 핵과 미사일을 결국 포기토록 유도하여 사드가 필요 없는 한반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들도 최근의 한중 관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중국인의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주열 외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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