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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불법 파견으로 도마 위에 올라… ‘정부’ vs ‘프랜차이즈’ 장기화
등록날짜 [ 2017년11월10일 14시11분 ]


[아유경제=조현우 기자] 국내 최대 제과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불법 파견 논란에 휩싸였다. 도급 업체에서 가맹점에 파견한 제빵기사에게 본사가 품질관리를 위해 직접 업무지시한 것을 두고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 위반 혐의가 드러난 것이다.

유관 업계에선 불법 파견이라고 단정 짓고 파리바게뜨 본사가 도급 업체 소속 제빵기사를 직접 고용할 것을 요구한바 있다. 파리바게뜨 측은 프랜차이즈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발했다.

불법 파견 논란에 고용부 `철퇴`… 제빵기사 5300여 명 직접고용 명령
파견법 등 관련 법규 위반 지적… `임금꺾기` 등 꼼수도 드러나

이번 불법 파견 논란은 지난 9월 파리바게뜨 본사가 도급 업체 소속인 제빵기사에게 지휘권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현행 상 도급 업체(하청) 소속 직원은 가맹본부나 가맹점주(원청)의 업무 지시를 받을 수 없다. 이를 어기면 불법 파견으로 간주한다.

예를 들어 파리바게뜨 매장에서 빵이 모두 팔려서 추가로 빵을 만들어야 할 경우 빵집 주인인 가맹점주는 제빵기사에게 직접 지시를 내릴 수 없다. 도급 업체에 연락해 이 도급 업체가 제빵기사에게 지시해야 한다. 파리바게뜨 본사도 지휘권이 없다.

파리바게뜨의 불법 파견 논란은 프랜차이즈업계 최초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행 노동법제상 파견은 예외적인 상황(경비ㆍ청소 등 32개 업종)을 빼곤 모두 금지돼 있다. 파리바게뜨가 속한 제과ㆍ제빵업종도 역시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 속에서 그달 21일 고용노동부(이하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가맹점 제빵기사를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본사인 파리크라상이 채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본사가 파리바게뜨 가맹점에서 제빵업무를 담당하는 협력 업체 소속 제빵기사에게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직접 업무지시를 하는 등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로 확인됐다는 이유다. 또 제빵기사들이 근로계약을 맺은 것은 협력 업체인데, 근로계약을 맺지 않은 본사가 제빵기사 등에게 사실상 직접 업무를 지시해 파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고용부는 올해 7월 11일부터 6개 지방고용노동청과 합동으로 파리크라상, 협력 업체 11곳, 직영점ㆍ위탁점ㆍ가맹점 56곳 등 총 6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감독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파리크라상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 허용하는 빵의 품질관리 범위를 벗어나 제빵기사들이 소속된 11개 협력 업체에 일괄적인 채용ㆍ평가ㆍ임금ㆍ승진기준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지휘함으로써 사용사업주 역할을 했다. 또 파리바게뜨 소속 품질관리사(QSV)를 통해 출근시간 관리는 물론 업무 전반을 지시ㆍ감독했다.

고용부는 파리바게뜨에 제빵기사 4362명, 카페기사 1016명 등 총 5378명을 직접 고용할 것을 지시했고, SPC 측이 25일 안에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파견법 위반으로 보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도 따르지 않을 경우 파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고용부 조사 결과 협력 업체 11곳은 초과근무한 제빵기사를 정시퇴근으로 기록해 연장 수당을 미지급하는 이른바 `임금꺾기`를 해 제빵기사 등에게 연장ㆍ휴일근로수당 등 총 110억17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디지털포렌식팀이 전체 제빵기사 등에 대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다.

법원 "고용부의 직접고용 명령을 일시적으로 정지한다"
파리바게뜨, 3자 합작사 고용 방안 `추진`… 업계, 사태 장기화 `우려`

지난 1일 SPC그룹과 협력 업체 등에 따르면 파리바게뜨는 지난 10월 27일 고용부에 이달 9일로 정해진 직접고용 시한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파리바게뜨는 현재 본사ㆍ가맹점주ㆍ협력 업체가 공동 출자하는 합작법인(상생기업)을 통해 제빵사들을 고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파리바게뜨가 불법 파견한 제빵 기사 53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라"는 고용노동부 시정 명령에 대해 법원이 "일단 중지하라"는 결정을 내려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박성규)는 "파리바게뜨가 고용부를 상대로 낸 직접고용 시정 명령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 이달 29일까지 고용부 시정 명령을 잠정 정지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잠정 정지는 법원이 판단하기 전까지 행정명령 등의 처분을 일시적으로 정지하는 법원의 직권결정이다. 법원은 SPC가 낸 가처분신청에 대한 첫 심문기일을 오는 22일로 잡았다.

이달 29일까지는 고용부 명령 효력이 정지되기 때문에 SPC는 남은 20일간 대안을 찾을 시간을 갖게 됐다. 3자 합작사 설립 등에 반대하는 제빵기사들을 설득할 시간이 늘어난 셈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에서 파리바게뜨 손을 들어주면,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시정 명령 효력이 중단된다. 하지만 고용부 명령이 받아들여지면, 시정 명령이 효력을 되찾는다.

본사 직원이 5200여 명인 파리바게뜨가 제빵 기사 5300여 명을 직접 고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고용부의 과태료 부과와 사법 처리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고용부 방침처럼 SPC가 직접 고용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측은 소송과 상관없이 본사와 가맹점, 협력사가 참여하는 3자 합작사를 세워 이 회사가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빵기사 동의를 구할 설명회도 열고 있다.

SPC 관계자는 "법원 결정으로 의견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하게 됐다. 소송과 별도로 3자 합작회사 설립을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법원이 직접고용 명령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입장 표명은 없다. 이달 22일로 예정된 집행정지 심리 기일을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 한 전문가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연거푸 연장을 신청하는 이유는 합작법인 설명회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며 "그러나 제빵기사들이 다 참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설명회에 참석도 안 한 기사들한테 가서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본사와 제빵기사 측, 그리고 정부가 법적 다툼에 집중하면서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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